커피커퍼

최금정 지음 979-11-85982-60-1

  • 20여 년 동안 강릉에 커피문화를 심고 가꾼
  • 커피커퍼박물관 최금정 관장의 향기로운 커피 이
  • 《커피커퍼》에는 커피의 역사와 문화, 맛과 멋은
  • 인문학적으로 읽어낸 작가의 다양하고 독특한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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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커피축제

목차

  • 추천의 글
  • 프롤로그 _ 출간에 즈음하여
  • Part 1 세움 – 실패로부터
  • 나는 실패했다
  • 좌절v로 끝낼 것인가
  • 주저앉느냐 일어서느냐
  • Part 2 배움 – 모든 일에 정성을
  • 탄광촌, 나를 키운 인큐베이터
  • 밥상머리 교육
  • 부모는 인생의 멘토다
  • 기회는 사건을 통해 온다
  • 배움에 눈을 뜨다

저자 소개

저자 최금정

“커피는 곁에 있으면 즐겁고 떨어져 있으면 보고 싶은 친구와 같은 존재입니다.” 2001년 안목해변에 커피커퍼 1호점을 연 것을 시작으로 해서 지난 20여 년 동안 강릉 일대에 커피 문화를 심고 가꾸는 일에 종사해 왔다. 2000년 왕산면에 커피커퍼박물관을 열었고, 2016년에는 중국 윈난성 망시에 커피박물관을 설립했으며, 2017년에는 경포에 대규모 커피커퍼뮤지엄을 개관했다. 2008년 제주도 여미지식물원에서 들여온 커피나무를 강릉에서 재배하여 현재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커피나무를 보유하고 있으며 매년 원두를 직접 생산하고 있다. 2011년부터 현재까지 강릉 커피박물관 관장을 맡고 있으며 주식회사 커피커퍼의 대표이기도 하다. 커피 문화 산업 전반에 걸쳐 다방면으로 활동하는 저자는 강릉관광협회 회장직과 대한적십자사 강원도지사 여성봉사특별자문위원을 지냈다. 현재 강릉관광진흥협회 고문과 강원여성지도자포럼 부회장, 강릉문화원 이사, 강원여성 경영인협회 강릉회장, 강릉시종합자원봉사센터 이사직을 겸임하고 있다. 2013년 GTI 국제무역박람회 대상을 수상했고, 2015년 한국외식산업경영인 대상, 2016년 K-BIZ중소기업중앙회 대상, 국민대통합위원회 우수상, 2018년 강원지방중소벤처기업청장상 등을 수상했다.

출판사 서평

최금정 지음|244쪽|발행일 2019년 5월 31일

커피커퍼의 시작 안목해변

 

2000년 초만 해도 고작 자판기 몇 대와 바다의 정취를 횟감이나 물놀이로 즐기려는 사람이 전부였던 해변에서 어쩐지 커피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고즈넉한 그 해변에서 즐긴 그윽한 커피 한 잔의 느낌을 믿고, 발 빠르게 움직인 덕분에 커피의 도시 강릉의 효시인 지금의 ‘커피커퍼’를 완성할 수 있었다. 처음부터 ‘커피커퍼’라는 자체 브랜드를 가지고 커피 전문점을 시작한 것은 아니었다. 출발은 프랜차이즈 브랜드였다. 현재 안목해변 커피커퍼 1호점이 있는 위치에 ‘네스카페Nescafe’ 브랜드로 사업을 시작했다. 1호점을 운영하면서 나만의 브랜드를 갖고 싶다는 생각은 늘 하고 있었지만 정신없이 바쁜 일과 속에서 집중력을 가지고 브랜드명을 생각하고 연구하는 데 힘을 쏟지는 못했다. 그러다 어느 날 커피와 관련된 책을 보다가 ‘커퍼Cupper’라는 커피 용어를 접하게 되었다. 커피에 관한 지식과 정보를 제공하는 수많은 책 어디에서도 그동안 접하지 못했던 익숙하지 않은 용어였지만 보자마자 마음에 쏙 들었다.

 

“청정한 바다와 고혹적인 정취가 묻어나는 강릉의 고즈넉한 대관령 숲길 한가운데에 마치 나그네를 반기듯 커피커퍼가 머물러 있다.”

강릉, 대관령에 커피나무를 심다

 

커피커퍼는 10여 년 전 제주 여미지식물원에서 아라비카 커피나무 50여 그루를 들여오며 커피 재배를 시작했다. 강릉시 왕산면 고지대에 국내 최초의 상업용 커피 농장이 생긴 것이다. 현재 커피박물관 왕산점 커피 농장에는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커피나무를 비롯해 3만여 그루의 묘목이 뿌리를 내리고 있다. 커피 재배를 시작한 후 왜 하필 강릉이냐는 질문을 자주 받는다. 하긴, 커피나무가 재배되는 대관령 부근은 사실 커피의 산지로는 적합하지 않다. 열대식물인 커피나무는 연중 15~25도의 온도에서 잘 자라는데, 아이러니하게도 국내 최대 규모의 고랭지 배추 재배지인 대관령 기슭 왕산면에 커피 농장을 조성했으니, 그 이유가 무엇이냐는 질문이 어쩌면 자연스러운지도 모르겠다.

커피에 관한 한 황무지나 다름없던 강릉에 처음 커피를 들여오고자 마음먹은 것은 2000년 무렵이다. 에메랄드빛 강릉의 해변을 거닐며 커피를 마시는 정취에 취해 있던 그 무렵, 수많은 커피 전문점으로 가득한 지금의 강릉 커피거리를 상상하기는 어려웠다.

 

“커피 애호가로 잘 알려진 발자크는 무려 하루 열두 시간씩 글을 썼다고 한다. 그 긴 시간 동안 커피는 가장 가까운 곳에 있던 친구였다. 발자크가 사용한 커피포트와 잔은 우리 커피커퍼에서 공들여 수집한 유물 가운데 가장 진귀한 것이기도 하다.”

세계 최대 규모의 커피 유물

 

커피커퍼에서 운영하는 강릉시 왕산면의 박물관과 경포에 있는 박물관에는 약 2만여 점에 달하는 커피 유물이 소장·전시되어 있다. 박물관 전시실에 들어서면 각종 커피 추출기가 있고 그 옆으로 많은 사람이 탄성을 자아내는 진귀한 보물을 발견할 수 있다. 국내는 물론 커피 문화가 발달한 유럽이나 미국에서도 보기 드문 커피 관련 희귀품들이다. 커피커퍼에서 보유하고 있는 커피 유물들은 세계 각국에 흩어져 있는 것들을 현지에 사람을 보내거나 직접 발품을 팔아 수집한 것들이다. 세계 곳곳을 돌며 커피의 역사와 함께한 유물들을 수집한 덕분에 커피커퍼는 개인의 컬렉션뿐만 아니라 세계 최대 규모의 커피 유물을 보유한 박물관으로 인정받고 있다.

커피박물관에 입장한 방문객들이 커다란 관심을 보이는 커피 유물 중에는 프랑스 소설가 오노레 드 발자크가 사용했던 커피 용기가 있다. 커피박물관 왕산점에 전시되어 있던 것을 최근에 경포에 있는 커피커퍼뮤지엄으로 옮겨 와 전시하고 있다.

 

“내가 집에 없다면 카페에 가 있을 걸세. 만일 카페에 없다면 카페에 가는 길일 걸세.”

- 오노레 드 발자크

 

“커피가 위 속으로 미끄러지듯이 흘러 들어가면, 모든 것이 움직이기 시작한다. 생각이 전쟁터의 나폴레옹 대

군처럼 몰려오고 전투가 시작된다. 추억은 행군의 기수처럼 돌격해 들어온다. 논리의 보병부대가 보급품과

탄약을 들고 그 뒤를 바짝 따라간다. 재기 발랄한 착상들이 명사수가 되어 싸움에 끼어든다. 등장인물들이 옷

을 입고 살아 움직인다. 어느새 종이가 잉크로 뒤덮인다. 전투가 시작되고, 검은 물결로 뒤덮이면서 끝난다.

진짜 전투가 시커먼 포연 속에서 가라앉듯이.”《커피 송가Treatise on Modern Stimulants》중에서

 

커피를 사랑한 예술가, 발자크

 

19세기 전반 프랑스의 사실주의 소설가 발자크는 커피를 너무 사랑한 나머지 커피 중독자로도 이름을 떨친 인물이다. 소설을 쓰기 위해 하루에 40~50잔의 커피를 마셨다고 하니 그야말로 커피로 하루를 살았다고 할 수 있겠다. 1822년부터 본격적으로 상업 소설을 쓰기 시작한 발자크는 ‘문학 노동자’ 또는 ‘글 공장’이라고 불릴 정도로 매일같이 엄청난 양의 글을 썼다고 한다. 하루 평균 열 다섯 시간 이상 노동하듯이 글을 썼다고 하니 어쩌면 커피 없이 버티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발자크가 이렇게 많은 시간 글을 써야 했던 이유는 빚을 갚아야 했기 때문이었다. 사업에 실패하고 도박을 좋아했던 발자크는 늘 빚쟁이에 시달렸고, 빚을 갚기 위해 글을 쓰지 않으면 안 되었던 것이다. 그런데 이런 숨막히는 환경이 오히려 수많은 작품을 탄생시켰으니 아이러니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가 남긴 문학작품만 해도 100여 편에 이르는 장편소설과 수많은 단편소설, 희곡 등 방대하다.

 

어떤 커피가 진짜 맛있는 커피일까.

우리가 커피를 마시면서“이 커피 정말 맛 좋다”라고 하는 그 커피는 어떤 맛일까?

 

맛을 표준화해서 ‘맛있는 커피는 이런 것이다’라고 정의 내리기는 쉽지 않다. 정확히 말하면 불가능하다고 할 수 있다. 맛은 사람마다 제각기 느끼는 기준이 다르고 식생활의 경험과 문화적 체험까지도 포함하는 매우 복잡한 것이기 때문이다. 청국장을 먹고 정말 맛있다고 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외국인들은 냄새조차 맡길 꺼려한다. 이처럼 맛이란 경험과 개인의 취향에 따라 각기 다를 수밖에 없다. 커피도 예외가 아니다.

 

좋은 커피를 마시는 법

 

세상의 모든 음식이 그렇겠지만 원재료의 품질이 맛을 좌우한다. 신선한 식재료가 음식의 질감과 풍미를 더하기 때문인데 커피 또한 예외가 아니다. 아무리 완벽한 로스팅과 뛰어난 드립 기술이 있다 해도 원재료인 원두의 품질이 좋지 않으면 결코 좋은 커피를 만들 수 없다.

 

좋은 커피가 생산되는 지역은 대부분 평지보다 고도가 높은 지역이다. 고지대에서 재배되는 커피는 일교차가 심하기 때문에 재배 과정에서 생두의 밀도가 높아지고 풍부한 향미를 갖게 된다. 좋은 커피를 만들기 위해서는 로스팅이 매우 중요한데, 밀도가 높은 원두일수록 열에 견디는 시간이 길고 다양한 맛을 추출할 수 있기 때문에 고지대에서 생산된 생두가 좋다고 할 수 있다. 또 생두의 밀도가 높으면 보디감이 좋은 커피를 만들 수 있다.